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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양돈 : 돼지똥을 사료로, 최고의 돼지고기 생산

1) 자연양돈은 불황에도 견딜 수 있는 토착적인 생활양돈

●양돈의 목적

양돈의 최종목적은 양질의 돈육을 저렴한 가격에 생산함으로써 안정된 수익을 지속적으로 올리는데 있다. 더불어 양돈으로 인해 환경이 파괴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와 같은 양돈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연농업에서는 어떠한 불황에도 견딜 수 있는 토착적이고 강인한 양돈경영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는 세분화 ·전문화 된 양돈경영이 아니다. 시설의 고급화와 자동화관리, 고칼로리의 사료 공급으로 돼지를 촉성발육시켜 조기에 출하하는 현대식 기업양돈은 지방 비만의 돈육을 양산할 뿐이다. 자연양돈은 어느 농가에서나 손쉽게 할 수 있는 가정적인 생활양돈으로 번식과 비육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일관생산체제를 지향하고 있다.

●모돈 30두의 일관생산체제를 지향한다.

자연농업 양돈은 앞으로 닥쳐올 식량부족 시대에도 안전하게 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는 규모로 모돈 30두의 일관경영을 권장한다. 전 세계적으로 식량이 부족한 상황이 되면 사료용 곡물의 수입가격이 폭등할 뿐만 아니라 수입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료용 곡물을 수입하기보다는 직접 육류를 수입하는 편이 유리해져 현재 국내의 일반적인 양돈방식으로는 경영을 지탱하기 어렵게 된다.

자연농업의 생활형 양돈은 모두 30두로 년간 비육돈을 600두 정도 출하하는 규모로서, 돼지고기 가격이 30∼40% 내려간다 해도 경영에 어려움을 당하지 않는 사양관리방식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이는 농가에서 주부가 가사를 돌보면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규모이며 농가의 농산부산물 등을 활용해 사료의 60∼70%를 자급할 수 있는 규모이다. 그러나 최근 대부분의 농가양돈은 대규모 양돈의 시설과 기계적 사양관리 기술을 본따 스스로 순이익이 적은 사육방법을 택하고 있다. 순수익면에서 다소 불리하더라도 양으로 승부하려는 대규모 양돈의 기술과 방식을 소규모 농가 양돈이 흉내 내게 된다면 점차 경영이 어려워질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돼지고기 가격의 하락과 사료가격의 불안정으로 불황이 닥쳐오면 규모가 적은 농가양돈이 가장 먼저 고통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농가의 생활양돈으로 합리적인 사양체제를 세워 관리한다면 돼지고기 가격이 30∼40% 내려가도 문제가 되지 않으며 불황으로 대규모 양돈이 몰락한다 하더라도 오히려 꿋꿋이 살아남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자연양돈이다.

2) 인간이 먹을 수 없는 자원을 먹이로 준다.

무엇보다 그 지역에 적합한 시설로, 그 지역에서 나오는 모든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고, 아울러 농민의 생활기반인 그 지역의 토양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지역적 양돈방법이 정착되어야 한다.

●활용되지 않는 자원을 고기로 바꾼다.

본래 가축은 주로 사람이 먹지 않는 자원을 사료로 해, 고기나 계란, 우유 등의 식품을 생산하는 데 그 의미와 존재가치가 있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료를 돼지의 먹이로 하거나, 다른 가축에게 주어야 더 효과적인 사료를 이용해 사육하는 방식은 돼지 자체의 특성을 충분히 활용한 양돈이라고 할 수 없다. 자연양돈에서는 농가에서 가지고 있는 농경지를 최대한 활용해 자급사료를 생산함으로써 사료가격을 전체 매상고의 40%이하로 줄였다. 일반적인 양돈에서는 사료가격이 매상고의 60%를 상회하고 있다.

●내장을 튼튼히 단련시킨다.

식물도 과실도 얻기 위해서는 우선 가지나 잎을 튼튼히 해야 하고, 여기에는 흡수력이 강하고 건강한 뿌리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근대의 기계화학적인 농법은 땅 위로 드러난 부분에만 지나치게 비중을 두고 뿌리는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 뿌리는 깊이 갈면 얕게 내리고, 얕게 갈면 깊이 뻗는 자연의 섭리에 역행해 대학강단이나 지도기관에서조차 심경다비를 권장하고 있다.

좋은 열매를 얻으려면 우선 뿌리가 건강해야 한다는 것은 농업의 기본이치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튼튼한 뿌리로 키울 수 있는가? 자연농업에서는 생장점이 갖고 있는 왕성한 세포분열능력과 환경적 적응력을 충분히 살려, 뿌리에 영양분을 주기 보다는 양분이 있는 곳으로 뿌리가 뻗어가도록 돕는다. 양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종돈에게 필요한 튼튼한 체력이나 맛있고 우수한 돼지고기를 만들 수 있는 근본은 무엇보다 먹은 것을 잘 소화할 수 있는 건강한 소화흡수기관(내장)에 있다. 그러나 기계화학적 양돈은 소화흡수가 쉬운 고단백, 고칼로리의 농후사료를 중심으로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농후사료는 소화흡수가 쉽기 때문에 위장을 약화시키고, 식물의 뿌리에 해당하는 장기의 소화흡수기능을 충분히 발달시켜 주지 못한다. 결국 겉보기에는 커 보이지만, 섭취한 농후사료의 50%도 소화시키지 못하는 허약한 돼지를 키워낸다.

3) 악취 없애기 - 분뇨를 사료로 재활용 한다.

양돈은 고기만이 아니라 분뇨까지 동시에 생산한다. 이 또한 농가형 양돈의 이점이다. 돼지똥은 토지를 살찌우는 아주 귀중한 농작물의 영양자원이 된다.

●돼지똥은 사료로 활용되므로 치우지 않는다.

본래 양돈은 유축농업을 통해 농가의 기반을 튼튼히 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양돈정책과 기술개발 ·지도는 지역의 현실을 무시하고, "기다림"을 아는 농경민족으로서의 인내와 사랑을 포기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양돈은 마릿수로 돈을 벌려는 공장적 양돈으로 변질되고, 그 부산물인 분뇨는 양돈을 방해하는 성가신 존재이자 공해의 주범으로 전락했다. 그러나 자연양돈에서는 사료로 재활용 되는 분뇨를 귀중한 자원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치우지 않는다. 분뇨는 치워주지 않아도 점점 줄어들어 돼지를 출하할 때는 오히려 상당량 보충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이다. 따라서 자연양돈은 일반 양돈에서와 같이 분뇨처리시설 등에 비용을 낭비하지 않는다. 흥미로운 사실은 돼지똥이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돼지의 생장발육이 빨라지고 육질도 좋아진다는 점이다.

심산유곡의 울창한 숲이 해를 거듭할수록 풍요로워져, 나무가 더욱 잘 자라는 이치와 같다. 자연양돈으로 키운 돼지고기의 질이 좋다는 사실은 이미 국내외에서 정평이 나있다.

●돈사에서 악취가 나지 않는다.

자연양돈에서는 코를 쥐거나 머리가 아플 정도의 악취가 나지 않는다. 구더기가 끓지 않기 때문에 파리도 없다. 또한 돼지가 조용하기 때문에 인근 지역을 소음공해로 오염시키는 일도 없다. 돼지똥은 토착미생물에 의해 사료로 바뀐다. 돼지똥을 먹이로 한 미생물이 계속 번식해 돈사 바닥의 미생물들은 모다 다양해지고 풍부해진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공영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주는 것이다.

양돈의 참 모습은 무창돈사의 웅장한 시설도 아니고, 평등을 가장한 획일적 스톨식 돈사도 아니다. 하물며 기계적 이론으로 구성된 상업적 기술에 의한 사육은 더욱 아니다. 자연의 섭리에 바탕을 두고 돼지의 참된 역할과 양돈의 참된 목적을 돌이켜 보아야 한다. 돈사의 환경과 시설은 돼지가 스스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이 두어져야 한다.

자연자원을 활용해 영양이 풍부한 사료를 만들어 먹이고, 돈사의 바닥은 토착미생물을 이용해 관리한다. 가축과 인간은 상부상조의 관계로 맺어져야 한다는 자각을 바탕으로 돼지의 기본권이 존중되는 양돈이 이루어질 때, 양돈농가는 막대한 노동력과 약물을 투입하는 관행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것은 곧 활용자(음식에서 힘을 얻는 생활인으로서의 소비자를 가리킨다)를 움직여 돼지고기의 수요를 늘리는 방법이기도 하다.

●약값은 매상고의 1%내외로 충분

자연농업 양돈에서는 돼지의 사양관리에 필요한 약은 돈콜레라 예방주사밖엔 없다. 매상고의 1%내외가 약값으로 들어갈 뿐이다. 그러나 일반 양돈에서는 약값이 전체 매상고의 10∼15%에 이르는 곳이 많다. 이런 상황은 단순히 경비로 들어가는 약값이 부담스럽다는 문제 외에도 각종 질병에 따른 발육부진과 사료의 손실로 이어진다. 자연농업 양돈에서는 돼지의 질병이 거의 없으므로 오로지 건강대책만이 있을 따름이다.

4) 쾌적한 환경이 고품질육을 만든다.

자연양돈식 사육방법으로 키운 돼지고기는 색상이 좋고 신선하며, 눌러보면 쫄깃쫄깃한 탄력이 느껴진다. 바꿔말하면 근육에 지방질이 적당히 포함돼 시루떡처럼 결이 가는 육질을 지니고 있다. 이런 고기는 씹는 맛도 좋고 씹으면 고기 자체의 감미에 의해 달콤한 육즙이 배어나와, 한번 맛을 보면 다시 먹고 싶어진다. 이런 돼지고기를 만들려면 돼지에게 충분한 햇빛과 신선한 공기, 그리고 깨끗한 물과 흙을 공급해 그에 합당한 체질을 갖추어 주어야 한다. 또 풀을 충분히 공급해 자연상태의 비타민과 미네랄을 섭취하지 않으면, 건강하면서도 깔끔한 핑크색 육질의 돼지고기를 얻을 수 없다. 기계적 사고방식의 기존 사육법으로 키운 병에 잘 걸리는 건강치 못한 돼지나, 항생물질과 산화방지제, 항균제, 생장호르몬, 착향료 등의 약물을 투여한 속성비육 돼지로부터는 결코 이런 고기를 얻지 못한다. 자연양돈이 생산하는 건강한 종돈, 건강한 돼지고기는 품종, 사료, 사육방법, 시설환경, 사육자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결과이다. 각각의 요인은 돼지의 생장발육 전반에 걸쳐 질을 높이는 중요한 작용을 한다.

5) 사육의 실제

(1) 개방형 돈사와 깊이 90cm의 발효상

자연양돈의 실용종돈은 한국자연농업중앙회가 개발한 육성돈사(발명특허052850)에서 자란다. 방목은 하지 않으며 돼지는 일생을 자연양돈사에서 보낸다.

●신선한 공기와 충분한 햇빛이 있는 돈사

자연양돈사는 자연의 원리를 응용(자연양계사의 원리 활용)해 돼지에게 가장 적합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돈사 바닥은 항상 토착미생물의 서식에 적당한 조건을 살릴 수 있도록 설계된다. 돈사는 사진처럼 자유롭게 남북을 개폐할 수 있는 개방형으로 통풍이 좋고, 지붕에는 골함석을 사용한다.

골함석은 열 전도가 빨라, 지붕에 햇빛이 비치면 거의 동시에 지붕 밑의 공기가 따뜻해져 팽창하게 된다. 뜨거워진 공기는 비중이 낮아져 상층부로 이동하고, 하층부에서는 서늘한 바람이 들어와 공기의 이동이 원활해진다. 대류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 결과 바닥의 수분을 증발시키기 때문에 늘 쾌적한 바닥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자유개폐식 천장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 돈사 구석 구석까지 닿도록 고안되어 있다. 방목을 할 경우 기초체력을 단련하는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추위나 더위, 장마, 폭설 등으로 사육환경과 사육조건에 과부족이 발생할 수도 있다. 때문에 야생의 멧돼지처럼 자연에 대한 적응력을 갖지 못한 돼지에게는 무리가 따르기 쉽고, 부상이나 질병 등의 사고로 이어진다. 자연양돈의 경우 사육장에서 키워지기는 해도 사육방법은 거의 자연 그대로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자연양돈사는 인위적으로 환경을 조작할 수 있는 점에 특징이 있으며, 이를 통해 인공적으로 개량된 돼지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톱밥 ·나무껍질 ·삼화토로 구성된 바닥

· 비유돈사 : 비유돈 25마리가 약 9평(폭 360cm, 길이 810cm)의 넓은 돈사내에서 마음껏 운동을 하며 골격과 장기를 단련한다. 그림처럼 돼지가 자연스럽게 왕복운동을 할 수 있도록 앞뒤로 먹이통과 물통을 설치해 다리와 허리를 튼튼히 단련시킨다. 아울러 충분히 햇빛을 쬐면서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다. 돈사의 바닥은 약 1m정도 파낸 다음 여기에 나무껍질과 톱밥을 넣고, 그 양의 10%에 해당하는 흙을 섞는다. 여기에 다시 천연염을 0.3%정도 섞는다. 이들 재료가 혼합되어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바닥은 미생물의 낙원으로 바뀌고 돼지는 이를 파헤쳐 먹게 된다. 모래목욕을 충분히 할 수 있기 때문에 피부병도 없다. 종돈은 이런 환경 속에서 청초와 황토를 마음껏 먹고, 지정배합 혹은 자가배합된 사료로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함으로써 건강하고 충실하게 자라난다. 이런 사육관리도 발명특허의 내용에 포함되어 있다.

·분만돈사 : 비육돈사의 절반 크기이다. 새끼돼지가 압사하지 않도록 분만돈사의 바닥은 콘크리트로 되어 있고, 그 위에 삼화토(흙, 소석회, 천연염을 혼합해 만든다)를 5∼10cm정도 깔아준다. 자연돈사에서 자란 돼지는 어릴 때부터 어미돼지 곁에서 어미돼지가 먹는 사료와 풀을 함께 먹기 때문에 장기가 튼튼해진다. 또한 삼화토를 깔아 주는 등 자연 미네랄을 섭취하게 하므로 설사약이나 철분주사를 놓을 필요가 없다. 뿌리는 양분이 있는 곳으로 뻗어가게 마련이다. 당류나 박류처럼 비교적 소화하기 힘든 조사료를 급여하면, 돼지의 소화흡수기능은 단련되어 활발하고 활력넘치는 돼지로 자라난다.

●돈사의 바닥은 사료공장

자연양돈 역시 토착미생물을 활용해 돈사를 사료공장화한다. 따라서 다른 지역이나 다른 국가에서 생산된 미생물을 일체 거부한다. 특히 인공적으로 높은 순도를 유지하도록 배양해 특정능력만 키워놓은 미생물은 단호히 거부한다.

지구가 탄생된 이래 그 지역을 일구고 살찌워 온 주역은 토착미생물이며, 또 토착미생물만이 그런 능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의 미생물을 사용할 경우 본래 살던 지역과 다른 환경에 처함에 따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옮겨온 미생물은 지역의 토착미생물이 살던 서식처를 빼앗아 버린다. 그런 미생물은 미생물 내부의 질서를 파괴하는 침략자와도 같다. 따라서 자연양돈에서는 토착미생물이 잘 번식할 수 있는 환경조건을 갖추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우선 톱밥과 그 지역에서 얻은 흙, 천일염 등을 그 지역의 자연생태에 맞도록 배합해, 안정된 살 곳을 마련해 준다. 그런 다음 미생물을 다양화시키기 위해, 근처 산에서 가져온 부엽토를 확대배양해 천혜녹즙 등의 식료와 함께 돈사바닥에 충분히 뿌려준다. 이들 미생물은 소화되지 않은 돼지똥의 잔류영양분을 먹이로 삼아 번식하며 악취를 제거한다. 배양된 미생물은 돼지에게 무기물과 단백질원을 공급함으로써 공존공영의 기반이 조성된다.

(2) 육성돈의 관리

●첫 번식은 늦지도 이르지도 않게

자연양돈의 사육방법에 따라 섬유질이 많이 함유된 사료로 사육된 육성돈은 대개 조숙한다. 번식력이 왕성해 생후 6개월 전후면 수태능력을 갖게 된다. 이때 중요한 점이 번식 시기를 결정하는 일이다. 번식시기가 너무 빠르면 그 후의 분만, 포유, 발정, 수태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체력이 모자라, 번식장해 등의 이상을 일으키거나 수유기간이 짧아질 우려가 있다. 그렇다고 너무 늦어 첫 임신 체중이 100∼150kg까지 불어나면, 내장과 생식기 등에 지방이 많아져 생식기능이 둔화된다. 일반적인 어미돼지 사육은 외형만을 중시해, 비육돈과 똑같은 방법으로 사육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어미돼지의 체중이 너무 무거우면, 새끼수가 줄어들거나 운동능력이 떨어져 새끼를 압사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비유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새끼의 생장발육이 비정상적으로 진행된다. 이런 이유에서 근대 양돈에서는 조기에 젖을 떼는 대신, 새끼에게 영양이 풍부한 사료를 주거나 철분을 주사하는 등 각종 영양제와 약물을 투여한다. 그러나 이 경우 생장점이 개척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에 새끼돼지는 의존형 돼지로 자라나고 능률도 떨어진다. 반대로 번식 시기가 너무 늦어지면 연산성의 저하 등 모든 면에서 번식능력이 떨어진다.

●생후 7∼8개월, 체중 90kg에 첫 번식

보통 분만회수가 늘어남에 따라 새끼수는 많아진다. 그러나 비유능력이나 모유의 질 저하로 생장이 불균형 해져, 새끼돼지의 사망률도 함께 높아지기 때문에 4∼5산만에 어미돼지로서의 능력을 잃고 만다.

자연양돈에서는 돼지의 체격과 생식기관이 충분히 발달하고, 기능적으로도 충실해지는 시기를 골라 첫 번식에 들어간다. 즉, 생후 7∼8개월이 지나 체중이 90kg 전후로 불어날 무렵을 첫 번식기로 삼아, 한 마리씩 각 개체별로 사육을 조절하고 있다. 일반 양돈의 경우, 이 연령이면 120∼130kg에 달한다. 자연양돈은 이 시기에 맞추기 위해 육성돈에서 청초와 부엽토 등 섬유질이 많은 사료를 충분히 공급한다. 돼지는 체구가 커지는 동시에 내장도 함께 단련되어 근육형으로 자라난다.

(3) 어미돼지의 관리

●여섯마리씩 함께 키워 자연분만

돼지에게 있어 임신은 후손을 잇는 역사적 과정이다. 태아의 발육은 물론이고, 분만 후의 수유를 위해 영양분을 축적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따라서 이 시기의 어미돼지에게는 정신적 안정과 적절한 체력관리가 필요하다.

새끼돼지가 건강하게 자라도록 자연적이고 균형 잡힌 사료를 공급해야 할 뿐만 아니라, 어미돼지에게도 쾌적한 생활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된다. 어미돼지는 새끼를 얻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인간이 아기에게 사랑으로 젖을 먹이고 사랑으로 기르듯이 어미돼지에게도 모성애가 있다. 어미돼지가 그 모성을 발휘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그런 환경 아래서 생활할 때 돼지 역시 타고난 특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고, 관리하는 사람에게도 여유가 생긴다.

근대양돈의 경우 이와 같은 배려와 여유는 생각도 할 수 없다. 돼지는 오로지 움직일 수조차 없는 좁은 철책 속에 가둬놓고 관리해야 할 동물로 취급된다. 경제성만 추구하는 야만적 기업정신, 양을 중시하는 분석적 영양학, 인공적으로 만든 편리시설 따위를 포기하지 않는 한 이와 같은 양돈은 개선될 수가 없다.

외견상으로 임신기에는 변화가 더디다. 사육관리 측면에서 신경이 덜 쓰이고 노력도 그다지 필요치 않은 상태로 착각할 수 있는 시기이다.그러나 이 시기는 새끼를 잉태한 민감한 시기이다. 분만준비 기간인 이 114일 동안 체구조절, 분만체력의 정비, 태아의 급격한 발육, 임신경험이 있는 돼지일 경우는 체력의 회복증강까지 동시에 진행된다. 그 때문에 어미돼지가 필요로 하는 양분을 충족 시켜주는 한편으로, 임신한 돼지가 만족하고 생활할 수 있는 쾌적하고 안정된 환경을 마련해주는 배려가 필요한 것이다.

자연양돈에서는 자연의 모든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설계된 돈사의 각 돈방에 여섯 마리씩 어미돼지를 넣어 키우고 있다. 돈방 하나의 크기는 가로 8m, 세로 4m로 적당한 운동이 가능하면서도 각 개체가 알맞게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어미돼지는 이런 돈방내에서 토착미생물에 의해 만들어진 푹신푹신한 바닥을 파헤치며 모래목욕을 즐긴다. 분만도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는 자연분만에 맡기지만, 새끼를 압사시키는 경우는 없다.

●자유로운 운동이 가능한 적당한 크기의 돈방

일반적으로 돼지의 개체별 관리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쓰이고 있다. 임신한 돼지를 개별적으로 관리하는 스톨식 돈사가 있는가 하면, 계절이나 그 날의 일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 무창돈사도 있다. 현대적이라는 이들 돈사에는 냉난방을 조절하는 최신식 완전자동기계는 물론 공기청정기까지 설치되어 있고, 관리자는 흰 장화와 흰 옷을 입고 돼지를 관리한다. 돼지조차 과학과 기계가 가져다 준 행복을 강요받으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어이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본래 농민에게 있어 가축은 가족의 일원이다. 인간은 동물을 보살펴 주는 댓가로 동물로부터 식량을 얻으면서 함께 살아왔다. 동물은 자연의 흐름에 따라 자라고 때에 맞춰 새끼를 낳았다. 그러나 농민과 가축이 친밀한 관계를 맺고,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얻어 생활을 이어가던 모습은 어느새 사라지고 기업형 농장이 등장했다. 대규모 시설에서 이루어지는 대규모 사육, 노동절약형 기계류의 설치, 중량만을 늘리는 공장적 축산따위가 오늘날 볼 수 있는 축산의 모습이다.

그러나 자연양돈에서 이용하는 돈사는 돼지가 스스로의 몸 상태에 따라 자유롭게 쉴 장소를 선택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추울 때는 해가 드는 따뜻한 곳으로 가고, 더울 때는 바람이 잘 부는 그늘진 곳으로 갈 수 있다. 가고 싶을 때 가고 싶은 곳으로 갈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져 있는 "완전자유평등"한 돈사라고 할 수 있다. 여섯 마리씩 한 무리를 이루어 서로 얼굴을 맞댄채 사이좋게 잠든 모습만 보아도, 이와같은 환경이 돼지에게 얼마나 쾌적한지를 알 수 있다.

●조사료와 청초로 근육질의 어미돼지를 ‥

임신한 돼지를 관리할 때는 유방이 위에서 아래까지 층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데 중점을 둔다. 또 초산부터 3산까지는 체구가 너무 커지지 않도록, 120kg 전후에서 어미돼지의 생장을 억제해 균형을 유지시켜 주어야 한다. 이미 번식을 마친 돼지도 너무 살이 찌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인다. 조사료와 청초를 충분히 먹이면 살이 너무 찌지 않고 근육형 체구를 갖게 되는 동시에, 피로를 모르는 활력 넘친 어미돼지로 키울 수 있다. 이렇게 관리된 어미돼지는 15∼20산도 가능하다. 따라서 사육주는 돼지와 눈만 마주쳐도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야 한다.

●새끼돼지 이유는 생후 42일후

일반적으로 20∼23일만에 수유를 끝내는 조기이유가 권장되지만, 자연양돈에서는 모유를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42∼45일 이유를 권장하고 있다. 조기이유시킨 비육자돈의 사료비가 많이 들기 때문이다. 생후 63일까지 새끼돼지에게 급여한 사료양을 보면 42일만에 이유시키는 자연양돈은 약 25kg면 해결된다. 이에 비해, 21일만에 이유시킨 경우는 적어도 90kg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인공분유와 같은 고가의 사료까지 먹여야 한다.

조기이유를 통해 어미돼지가 빨리 다음 번식에 들어가도록 강요하는 무리한 발상은 이처럼 새끼돼지의 사료비를 세배, 네배로 뛰게 만든다. 그뿐만 아니라 번식회수를 날리 목적으로, 돼지의 자연적인 생리를 무시하고 호르몬을 주사해 어미돼지의 연산수명까지 깎아먹고 있다.

자연양돈에서는 42∼45일의 수유기간중 어미돼지에게 섬유질이 풍부한 다즙성 사료를 많이 공급한다. 물을 제한하기 때문에 돼지는 청초를 아주 좋아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어미돼지의 체질은 근육형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어미돼지는 왕성한 비유능력과 뛰어난 연산성을 갖추게 되어, 건강한 새끼돼지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어미돼지의 사료급여량도 일반적으로 연간 1050kg 정도가 필요하지만, 자연양돈에서는 830kg 정도면 충분하다.

(4) 비육돈의 관리

●지방형 돼지를 근육형으로 기른다.

비육돈의 표준적인 발육은 생후 160∼180일 무렵에 생체 중 105kg 전후를 유지하는 상태가 이상적이다.

돼지의 발육곡선이 보여주듯, 체중증가에 따른 근육, 지방, 골격 등이 차지하는 중량의 비율이 바뀌는 상태가 바람직하다. 비육 전기에는 골격과 살에 형성된 근육의 증가가 뚜렷하지만, 후기에는 지방의 부착량이 증가하고 있다. 돼지고기를 생산할 때의 첫째 목적은 근육이기 때문에, 종돈을 개량할 때도 근육이 많고 지방이 적은 돼지를 생산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비육돈에는 사료의 섭취량이 증가됨에 따라 근육증가의 한계점이 빨리 나타나는 타입과, 사료의 섭취량이 증가해도 근육이 계속 증가하는 타입이 있다. 근육을 생산한다는 양돈의 목적에서 보면 후자형의 돼지가 우수해 보이지만, 고급사료를 이용하지 않으면 키울 수 없는 타입이다. 따라서 자연양돈에서는 전자형 돼지(품종은 LWD)를 이용한다. 본래는 지방형이지만, 청초 등 섬유질이 풍부한 다즙질 사료를 많이 급여함으로써 지방조직 보다는 근육을 생산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삼화토를 적극 활용하고, 돈사 바닥 전체를 미네랄과 토양미생물로 발효시켜 단백질 공급원으로 삼는 것도 지방형 돼지를 근육형으로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료비와 비육기간이 줄어든다.

63일째까지의 사료급여량에 대해서는 이미 살펴보았다. 실제로 무게 105kg의 육돈으로 자랄때까지 사료량을 비교해 보면 그 차이가 뚜렷하다. 일반 양돈의 경우 대체로 330kg의 사료가 필요로 하지만, 자연양돈에서는 230∼270kg으로 해결된다.

자연양돈의 경우 수유기간 중인 새끼돼지의 습성을 이어 받아 어릴 때부터 청초를 먹기 때문에 소화능력이 강해진다. 그만큼 사료비는 절약된다. 사료비뿐만 아니라, 이렇게 풀을 먹고 자란 돼지는 질병에도 강해 비육기간이 10∼15일 가량 짧아진다.

●사료는 필요량의 80%만 공급해 효율을 높인다.

현재 돼지에게 발생하는 각종 질병의 주원인은 속성출하를 목표로 한 과식에 있다. 돼지는 먹이를 주면 주는대로 얼마든지 먹는다. 그러나 주는 대로 먹는다고 해서 돼지가 그만큼 잘 자라지는 않는다. 일찍 젖을 떼고 인공분유로 키운 돼지는 소화능력이 약해, 섭취한 먹이를 소화시켜 흡수할 수 있는 비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사료의 절반 이상을 그대로 배설할 경우, 장기에 주는 부담이 커져 더욱 소화흡수가 나빠지며 병에도 잘 걸린다. 예를 들어 100kg의 사료를 공급해 50kg을 배설한다면 사료효율은 50%에 지나지 않는다. 자연양돈에서는 그대로 배설되는 양이 약 20∼30kg 에 불과하다. 사료효율이 70%이상까지 올라가는 것이다. 더욱이 배설된 분뇨도 돈사 바닥에서 활동하는 미생물에 의해 다시 돼지의 먹이로 섭취되기 때문에, 일반 비육돈에 비하면 20% 이상 사료가 절감된다.

(5) 자급사료는 늘리고 배합사료는 줄인다.

●배합사료에 의존하지 않는 이유

자연양돈에서는 돼지가 타고난 습성에 맞추어 그 지역에서 나는 산물로 사료를 만들어 활용한다.
예를 들어 청초발효사료, 토착미생물을 활용한 부엽질사료, 자가배양한 유산균 ·천혜녹즙 등의 음용사료, 무, 감자, 고구마 등이 자가사료로 활용된다. 자연양돈에서 분석영양학에 바탕을 둔 시판 배합사료를 이용하지 않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첫째, 결정적으로 섬유질이 부족하다. 시판되고 있는 배합사료는 소화는 잘 되지만 섬유질의 함유량이 아주 적다. 섬유질이 적으면 위장을 자극하지 못하기 때문에 장의 움직임이 약해지고, 결국 비싼 사료를 소화도 못시키고 배설해 버린다.

둘째, 염분(천산염)이 부족하다. 일정량의 염분(나트륨 성분의 정제된 소금)은 들어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정도의 함유량은 돼지가 필요로 하는 최저한의 양에 지나지 않는다. 여름철에는 돼지가 쉽게 피로해지고 질병도 많이 나타난다. 주원인은 여름이 되면 물을 많이 먹기 때문에 염분이 흡수되지 않은 채로 배설되는데 있다.

셋째, 천연비타민이 부족하다. 배합사료에 함유되어 있는 비타민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재 기계공학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돼지 중 절반 가량은 질병 따위로 인해, 완전히 사료를 흡수할 수 있는 장을 갖고 있지 못하다. 위장이 약한 돼지에게 최저한의 양만 공급하기 때문에 당연히 비타민이 부족해진다.
체력을 갖추지 못한 돼지에게 영양제 따위의 약물만 많이 써봐야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없다. 결국 사료비가 증가하면 할수록 약값도 따라 늘어나는 악순환이 연속된다.

넷째, 약물을 전제로 하고 있다. 사료회사에서 나눠주는 선전용 팜플렛에 쓰인 데이터를 양돈농가가 그대로 믿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돼지의 중요한 영양분인 사료 대신 약물을 쓰는 행위만은 결코 용인해서는 안된다.

●사료는 자기 고장에서 난 사물이 우선이다.

아무리 치밀하게 계산하고 원료의 맛까지 보아가며 사료를 배합했다 해도 그것은 인간의 머리에서 나온 것에 불과하다. 돼지가 좋아하고 또 필요로 하는 것을 완전히 충족시킬 수는 없다.

자연양돈에서는 그 부족분을 보충하는 방법으로 청초, 볏짚, 토착미생물, 천혜녹즙, 삼화토, 부엽토 등 그 지역에서 얻은 자원을 급여하고 있다. 시판 배합사료의 결함을 싸면서도 간단하게 보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자연양돈에서도 기본적으로 어미돼지용 사료는 물로, 비육용, 자돈용까지 모든 단품사료를 구입한다. 다만, 구입한 사료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여기에 자가재배한 부산물을 섞어 배합한다. 예를 들어 배합사료의 10%를 청초로 급여하는 방법을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청초 1kg을 배합사료 150g으로 환산해 계산한다. 만약 하루에 3kg의 사료를 먹는 돼지라면 배합사료를 2.7kg으로 줄이고 청초를 2kg씩 급여한다. 청초를 줄 때는 그와 동시에 반드시 배합사료의 양을 줄여야 한다. 오늘날처럼 과학문명이 발달한 시대에 돼지를 기르기 위해 목초를 재배하는 수고가 번거로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건강하고 충실한 돼지를 키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특히 한국자연농업중앙회가 권장하고 있듯이, 겨울철에도 조사료를 급여할 수 있도록 여름에 사일로를 만들어 저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